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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어촌·어항재생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과제 -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추진 현황을 중심으로
- No.282
- 작성일 2024.09.04
- 조회수 294381
- 서수정 선임연구위원
- 이상민 선임연구위원
* 이 글은 서수정 외. (2023). ’23년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모니터링 연구.
해양수산부. 중 일부 내용을 정리하여 작성함
해양수산부는 지속 가능한 어촌·어항재생을 위해 2022년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였다. 시범사업은 어촌생활권 중심의 생활서비스 전달체계 구축과 어촌경제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시범사업은 지역관리회사 역할을 수행하는 앵커조직이 4년간 현장에 상주하면서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민관협력형이자 문제해결형 사업이다. 앵커조직은 지역주민의 욕구와 자원조사를 토대로 핵심이슈를 도출, 사회혁신실험을 거쳐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국비 지원이 종료되더라도 어촌 활성화 관련 사업이 지역의 자체 역량으로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 글에서는 시범사업의 성과와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한계를 도출하여, 어촌·어항 재생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추진 배경
• 인구 감소와 어업 쇠퇴로 인한 어촌의 소멸위기
어촌은 초고령화와 어업인구 감소, 1차 산업 쇠퇴에 따른 어업 생산성 저하, 주거환경 악화 등으로 지역 쇠퇴가 지속되고 있다.1) 대중교통서비스와 의료 사각지대가 많을 뿐 아니라 교육, 문화, 여가시설 등 기초생활인프라 접근성 미달가구 비율도 도시지역의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서수정 외, 2021, pp.28-31). 주거지의 주거환경수준을 평가하는 주거취약지수 또한 어촌지역 70%가 상위 5등급으로 전국 기준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서수정 외, 2021, pp.32-33).
이에 2021년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25곳이 어촌지역이며, 2045년이면 어촌의 81.24%가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박상우 외, 2018, p.75).
• 로컬 지향의 시대와 어촌의 잠재력
어촌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리모트 워커나 ‘반농반X’의 삶을 지향하는 소위 ‘로컬 지향’의 사람들은 농어촌을 제2의 삶터로 생각하여 이주, 정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살고 싶은 곳에서 그곳의 장소와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일자리를 만들어 함께 할 동료를 유인하는 특징이 있다.2) 어촌은 농업과 어업이 함께 있는 지역이 많아 식량 자급력이 높을 뿐 아니라 낚시, 스카이다이빙, 서핑을 비롯한 다양한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사람들에게 잠재력이 높은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 어촌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추진
2022년 해양수산부가 어촌·어항재생의 일환으로 시작한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은 교육, 복지, 돌봄, 문화 등 어촌에 부족한 생활서비스 수준을 개선하고 어촌의 잠재 자원을 활용한 일자리를 만들어 인구 유출을 억제하고 로컬 지향의 사람을 유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의 추진체계
• 사업의 실행력 강화를 위한 민관협력형 사업추진체계 도입
시범사업은 지자체 행정역량과 고령화된 어촌주민으로는 어촌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해양수산부의 판단하에 창의적이고 역량 있는 민간주체가 앵커조직으로 참여하는 민관협력형 사업으로 기획되었다. 앵커조직은 지역공동체, 행정전담조직과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국비지원사업 기간 동안 사업의 총괄기획자이자 세부사업의 실행주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앵커조직은 사업대상지에 상주하며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어촌의 자원을 가치 있는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링커조직을 발굴하여 함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링커조직은 생활서비스 공급 및 전달자, 일자리 창출 주체로서 지역 내 소재하는 복지, 돌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기관과 비영리 민간조직, 지역 내 어업 관련 기업,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소셜벤처 등이 해당된다. 또한 역량 있는 주민조직도 링커조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앵커조직과 지자체 행정전담조직은 마스터플랜 수립팀과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사업추진협의체를 구성하여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건축공간연구원(auri)이 사업추진지원단으로서 시범사업 추진 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중앙컨설팅단을 운영하여 사업대상지별 전문영역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 어촌생활권 도입과 생활권 중심의 생활서비스 연계 및 경제순환체계 구축
시범사업은 어촌지역의 생활서비스 접근성 향상과 어촌경제 순환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어촌 생활권을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촌생활권 설정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연결해 주고 지역특산물의 소비와 유통, 지역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최소 단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어촌생활권은 소규모 항포구와 배후마을로 구성된 어촌소생활권 생활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소생활권 2개 이상을 묶어 1차 어촌생활권(중심어항에서 도달거리 5km 내외), 어촌주민의 의료·행정·복지 등 핵심적인 생활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읍면동 거점 또는 인근 국가어항 중심지로 한 2차 생활권으로 설정할 수 있다.
• 어촌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혁신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앵커조직은 마스터플랜 수립팀과 협업하여 사업대상지 주민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주민 욕구를 찾아내고, 지역의 잠재 자원과 입지 현황, 경제 여건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핵심의제를 도출해야 한다. 핵심의제는 사회혁신프로그램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회혁신프로그램은 기획 단계를 거쳐 약 2년 동안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여 단위사업으로 확정, 마스터플랜에 반영한다.
사회혁신프로그램은 링커조직이 참여할 수 있으며, 다양한 부처와 행정조직에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계할 수 있다. 사회혁신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이 검증되면 이를 토대로 어촌스테이션의 기능과 규모를 확정할 수 있다.
• 생활서비스 연계 및 경제생태계 형성을 위한 작은 거점으로서 어촌스테이션 조성
1차 어촌생활권에는 돌봄, 교육, 문화 등 생활서비스 및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어촌스테이션을 조성할 수 있다. 어촌스테이션은 기능에 따라 마을주민의 복지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 돌봄스테이션, 경제활동의 네트워크 기반을 갖추기 위한 어촌경제활동 스테이션, 귀어·귀촌인, 생활인구 유입을 위한 어촌살기 스테이션으로 조성 가능하다.
어촌스테이션을 중심으로 건강·돌봄·교육 프로그램 등은 사회서비스 관련 수익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으며,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경우 관련 부서 사업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지역자원을 활용한 경제활동으로 수익이 창출되면 수익의 일부를 어촌스테이션 운영비용과 마을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앵커조직은 사업에 참여하는 링커조직과 함께 국비지원사업 종료 이후 어촌스테이션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추진 사례
• 시범사업의 추진절차 및 개요
시범사업은 2021년 12월 해양수산부의 공모 절차를 거쳐 2022년에 4개소가 선정되어 현재 3년차 사업에 접어들었다. 지자체는 국비지원사업 공모 전에 앵커조직을 공개 모집하여 선정한 후 공모 준비를 하였고, 앵커조직의 역량 평가를 통해 대상지가 선정되었다. 4개소 중 거제시와 동해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주체가 앵커조직으로 선정되었고, 태안군은 지역조직과 지역 외 조직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였다. 지리적 입지 여건이 가장 열악한 고흥군은 지역 내에서 역량있는 앵커조직을 발굴하기 어려워, 지역 외에서 활동하는 주체가 선정되었다.
앵커조직은 지역사회문제 발굴과 자원조사, 사회혁신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링커조직 발굴, 사업추진체계 조직과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범사업은 지역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마스터플랜 수립과 사회혁신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단계에 있다. 이 글에서는 시범사업 중 사업내용이 확정된 2개 지역의 사례를 소개한다.
• 동해시 ‘마을보건실’과 ‘지역아동센터 어촌체험프로그램’ 사업을 통한 어촌 활성화
동해시 어달생활권은 어업과 관광업이 공존하는 어촌으로, 기후변화로 주산물인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하고 어촌계원의 고령화로 어업활동 또한 약화하고 있는 지역이다. 보건소·병원·약국 등이 밀집해 있는 2차 어촌생활권까지 차량으로 20분이면 갈 수 있지만, 운전이 어려운 고령자나 저소득층 거주 비율이 높아 의료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가구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핑객과 낚시객들이 방문하는 관광지이지만 식당이나 편의시설도 부족한 지역이다. 앵커조직은 이러한 지역사회문제를 토대로 은퇴간호사협회가 링커조직으로 참여한 ‘마을보건실’을 사회혁신프로그램으로 운영하였다. 2023년 8월부터 앵커조직 사무실을 임시 마을보건실로 운영하면서 2023년 12월까지 주민의 63%인 170여 명이 건강상담을 받았고, 중증 환자를 전문 의료기관에 연결해 주었다. 마을보건실에는 응급 의료처치가 필요한 서핑객이나 해수욕장 관광객 방문자도 늘고 있다. 이는 사회혁신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전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마을보건실 운영은 사회혁신프로그램 진행 도중 확장되어, 지금은 강원도 의료봉사단체에 참여하는 한의사들의 왕진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앵커조직은 사회혁신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뿐 아니라 관광객을 위한 보건진료실의 필요성과 운영 가능성을 검증하였다. 이에 물량장에 위치한 어민센터를 리모델링해 마을보건실을 조성하고, 향후 동해시 보건소에서 출장사무소를 운영하기로 협의하였다.
또 다른 사회혁신프로그램으로는 링커조직인 지역아동센터가 제안한 현장체험 프로그램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앵커조직은 생활권 내에 있는 목공소, 가죽공방, 베이커리, 숙박시설, 식당, 서핑강습소 등 소상공인과 협업하여 지역아동센터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현장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숙박시설이나 소상공인 체험객을 위해 비용을 할인해주고 앵커조직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를 요청하는 지역아동센터에 따라 당일코스, 1박 2일 코스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범 운영 중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강원도 교육청과 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방과 후 프로그램, 방학 프로그램 등과 연계하여 주변 지역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사회혁신프로그램을 통해 숙박업이나 서핑강습소 등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물량장에는 공중화장실, 샤워장, 주차장 등 편의시설 정비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 고흥군 의료복지 사각지대 어촌주민의 건강관리와 공정여행을 통한 주민 일자리 창출
고흥군 금진생활권은 소록도에 인접한 조용한 어촌마을이지만 거금대교 개통으로 교통이 편리해져 낚시객과 고향으로 돌아온 젊은 계층이 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청년층의 어업 기피로 어업인구는 감소하였고 대중교통은 불편해 고령자들은 의료복지, 돌봄, 문화활동 등을 위한 서비스 시설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앵커조직은 지역에 관심 있는 한의사를 섭외해 자원봉사활동으로 방문의료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근 소록도병원과 연계하여 의료봉사활동의 일환으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방문의료서비스는 지역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유지할 수 있으나, 상시적인 건강관리와 돌봄 프로그램은 마을 안에 전문인력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여긴 앵커조직은 관심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돌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사회혁신프로그램으로는 낚시객이나 어업인을 위한 도시락 판매와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기획, 지속 가능한 어촌·어항재생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과제 -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추진 현황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어촌사회문제 발굴 과정에서 마을 내에 조업활동 기간이나 낚시 철에 식사할만한 곳이 없다는 점이 도출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도시락 레시피를 개발해 판매할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와 더불어 우수한 해양 경관자원과 다양한 음식 문화를 활용해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수요자는 우선 향우회 등 외지에 사는 고향 주민을 대상으로 하고, 이후 워케이션을 희망하는 지역의 사회적경제조직 등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2023년 12월 31일에는 해넘이, 해맞이 축제를 열어 지역주민과 관광객 5,000여 명이 참여하여 성황리에 마무리하였다. 이 축제를 계기로 지역의 식당, 숙박업소, 어촌계 등이 함께하는 세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어촌스테이션에는 방문자 안내센터, 도시락 제조와 판매를 위한 조리실을 마련하고 주민 건강관리 공간, 문화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 다목적회의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어촌·어항재생 시범사업 성과와 향후 과제
• 복합 기능의 어촌스테이션 운영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위탁 기준 마련 필요
쇠퇴하는 어촌지역에 의료기관 설치는 어려우나 상시적인 건강관리나 지역 의료봉사활동,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을 통한 예방적 차원의 의료복지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동해시나 고흥군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2개 지역 모두 사회혁신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 스스로 건강관리를 상시적으로 할 수 있도록 운동이나 교육 프로그램 운영, 간단한 혈압 측정 등을 위한 사업 추진 가능성과 공간 규모를 검증하였다. 사회혁신프로그램 운영 성과를 토대로 동해시 시범사업에서는 건강관리나 방문의료 서비스를 위한 마을보건실을, 고흥군에서는 건강관리실을 어촌스테이션에 조성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두 곳 모두 어촌스테이션에 수익활동을 위한 공간도 함께 조성하게 된다.
그러나 공공 재정이 투입되는 공간과 수익활동을 위한 공간이 하나의 어촌스테이션에 있을 경우, 수익활동공간의 운영주체 선정기준과 임대료 산정, 공유공간에 대한 관리 책임 등에 대한 기준이 미흡해 구체적인 운영관리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공유재산조례로 정해야 하나 시범사업 추진은 해양수산 관련 부서에서, 공유재산은 공유재산관리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어 기준 마련에 시간이 소요된다. 향후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을 비롯해 지역 활성화 관련 사업에서 조성되는 거점시설 운영에도 공유재산 관리위탁에 대한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자체에서는 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행정워킹그룹을 통한 관련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사회혁신프로그램으로 발굴된 링커조직이 어촌스테이션을 지속 운영할 수 있는 근거 필요
사회혁신프로그램은 앵커조직이 직접 운영할 수도 있지만 전문성을 갖춘 링커조직이 참여하는 것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동해시에서도 퇴직 간호사나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전문조직이 링커로 참여하고 있으며, 고흥에서는 주민공동체와 앵커조직이 링커조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혁신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사업을 고도화하고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을 다각도로 찾아 실험, 검증해 어촌스테이션 조성과 운영관리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공유재산으로 조성되는 어촌스테이션 준공 이후 사회혁신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조직이 운영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의한 위탁기관으로 지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르면 지역특산품 판매공간이나 특수장비가 필요한 공간 등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 공유재산 운영주체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할 수 없다. 링커조직이나 앵커조직이 운영자 공개입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선정된다는 보장이 없다.
공개입찰을 통해 제삼자가 선정될 경우 사회혁신프로그램의 성과를 이어받아 어촌스테이션의 조성 의도에 맞게 운영된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된 어촌스테이션이 제 기능을 발휘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때까지 사회혁신프로그램을 통해 검증된 주체가 운영주체로 선정될 수 있는 합리적 절차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어촌생활권 기반의 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
2023년도부터는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지자체 내에 여러 곳의 어촌·어항 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고흥군과 태안군은 시범사업 이후 2개의 어촌신활력증진사업(유형2)의 대상지로 선정되었고, 거제시는 유형1 사업에 추가로 선정되었다. 이에 2차 어촌생활권을 같이 이용하는 사업대상지도 많이 나타나고 있어 생활서비스 연계 및 경제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사업대상지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에 앞서 지자체 단위의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촌·어항법」에는 지자체 단위의 어촌·어항 재생 종합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근거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점적으로 확산되는 어촌·어항 재생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어촌생활권 기반의 어촌어항 재생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 생활인구 확보를 위한 어촌형 임대주택 조성 필요
시범사업은 지역밀착형 사업 추진을 위해 앵커조직이 사업대상지의 1차 어촌생활권에 상주하도록 하였다. 어촌의 입지 특성상 상근인력이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하기는 어렵다. 동해시나 거제시와 같이 도시권에 인접한 어촌은 앵커조직 전담인력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고흥군 같이 주거환경이 열악한 어촌은 전담인력이 거주할 주택을 찾기가 어렵다. 시범사업 지역 내 주택은 대부분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며, 빈집은 수선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집주인과 협의하기도 쉽지 않다. 앵커조직은 스스로 거처를 찾는 과정에서 어촌에 인구 유입을 위해서는 단기 거주자를 위한 주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시범사업에서는 예산 범위 내에서 어촌형 임대주택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지자체는 부지 확보와 공공임대주택 조성·운영 경험이 없어 임대주택 조성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어촌의 정주인구 확보를 위해서는 어촌에 특화된 임대주택 규모와 입지 선정, 입주 자격, 임대료 기준 등 어촌형 임대주택 조성 및 운영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1) 어가 인구는 2010년 17.1만 명에서 2019년 11.4만 명으로 4.7%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어촌의 고령화율은 2018년 기준 36.5%로 초고령화 사회 진입(서수정 외, 2021, p.3)
2) 이러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컬어 중소기업벤처부에서는 지역가치창업가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한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을 받은 활동 주체 526팀 중 어촌지역에서 활동하는 주체가 215팀으로 나타났다(박상우 외, 2018, p.55).
- 건축공간연구원. (2024). ’24년도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모니터링(내부 자료).
- 박상우, 류정곤, 황재희, 이상규. (2018). 인구소멸 시대의 어촌사회 정책 연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 서수정, 여혜진, 오세원, 김우주, 김민경, 백하영. (2021). 지속가능한 어촌어항재생을 위한 정책 및 시범사업 추진 방안. 해양수산부.
- 서수정, 이상민, 정인아, 체현정, 김영하, 강전민, 이인규, 변태근, 최윤진, 최민주, 김민석. (2023). ’23년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모니터링. 해양수산부.
- 해양수산부. (2021). ’22년도 Post-어촌뉴딜 시범사업 공모계획.
- 해양수산부. (2022).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모니터링 위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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