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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물

모빌리티 기술이 바꾸는 일상과 건축공간의 변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인식

  • No.277
  • 작성일 2024.04.08
  • 조회수 1665715
  • 남성우 부연구위원
  • 오민정 연구원

* 이 글은 남성우 외. (2023). 공간기반 혁신기술 융복합 건축물 계획 기준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중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작성함

4차산업혁명 시대, 모빌리티 기술 혁신으로 연계되는 건축공간의 변화를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견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의 건축공간에 대한 미래 전망과 예측을 통해 도출된 건축 요소들은 향후 모빌리티 기술과 융복합된 건축물의 설계 및 조성을 위한 기준으로 적용하고, 추후 제도화 단계에서 반영될 항목들로 다루어져야 한다. 또한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건축공간을 위하여 건축의 미래 전망과 변화 예측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모빌리티가 가져오는 이동과 공간의 혁신
20세기 초 자동차라는 새로운 모빌리티의 출현은 우리 삶과 공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까지만 해도 원거리 교통수단은 철도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포드의 T 모델 등 대중을 위한 자동차가 보급되고 도로가 건설되면서 도시는 크게 확장되었다(남성우, 2022, p.2).
이러한 도시의 외연적 확장 시기에는 동심원지대이론(Burgess), 선형이론(Hoyt), 다핵심이론(Harris-Ullman) 등 도시계획이론들이 탄생하여 이동 혁신에 따른 공간 변화를 학문화 하였고, 르코르뷔지에의 ‘부아쟁 계획’과 같이 자동차와 도로가 어우러진 혁신적인 도시개발 구상들이 출현하였다.

건축공간도 변하였다. 도시 외곽으로 형성된 단독주택에는 도로와 차고 등 자동차를 위한 공간들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했고, 도심에서도 주차장이 건축물의 지하·지상으로 만들어지는 등 건축과 자동차를 위한 공간이 공존하기 시작하였다.



자동차의 대중화 이후 약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동과 공간의 혁신 차원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은 우리 일상 공간인 건축과 도시에 더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세기 자동차의 출현과 같이 새롭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모빌리티 기술이 우리 일상에 들어오면서 이러한 기술을 수용하는 건축의 변화가 가장 크게 요구되고 있다.

건축물을 인프라로 필요로 하는 모빌리티 기술은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과 드론, 로봇,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이다. UAM과 드론은 기체의 이착륙 공간이 건물 옥상부 등에 반드시 필요하고, 로봇은 건물 실내외 수평·수직 이동과 충전 등 지원 공간이 고려되어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기술에 적합한 주차 공간과 탑승자 승하차 공간 등이 건축물에서 계획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미래 건축공간 변화에 대한 예측과 통찰의 시점

UAM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전기동력 기반 기체(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eVTOL)들이 개발되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수도권 노선 운항 실증을 준비 중이다. 제조로봇은 이미 산업에서, 서비스로봇은 상업시설· 병원·오피스에서 서빙과 배송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대표적인 제조회사인 토요타가 ‘우븐시티’를 건설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는 ‘HMG 그린필드 스마트시티 참조모델’이라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공개하였다. 이들은 모빌리티와 인간의 공존을 콘셉트로 하여 PBV(Purpose Built Vehicle)와 건축공간을 연결하는 모습도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현재부터 다가올 미래에 나타날 모빌리티 기술 혁신과 여기서 비롯될 건축공간의 변화를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견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하여 관련 전문가들의 경험적 지식을 활용하여 모빌리티 기술에 의해 건축공간에서 새롭게 출현할 서비스와 그 실현 가능성 및 시기를 예측하고, 이러한 서비스들을 운용하기 위해 요구되는 건축공간의 변화를 유도하는 계획요소들까지 통찰해 보는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대상은 국토교통부와 건축공간연구원에서 공동 운영 중인 ‘스마트+빌딩 얼라이언스’ 회원사들 중 UAM, 로봇, 자율주행 분야 전문가와 건설 및 건축 분야, 정보관리 및 플랫폼 분야 전문가들로 선정하였다.



모빌리티 기술에 의해 건축공간에 새롭게 출현할 서비스

전문가들은 UAM, 로봇, 자율주행차 기술 적용으로 건축공간에 어떤 서비스가 새롭게 출현할 것이라 예측하였을까? 전문가들은 이동·운송, 건강·안전, 시설 관리, 생활·업무 지원 등 네 가지 분야의 서비스를 꼽았다.

모빌리티 기술로 인해 출현하는 서비스에 대한 예측인 만큼, 사람의 이동이나 물품의 운송과 관련된 서비스에 대해 가장 많은 항목들이 도출되었다. 모든 모빌리티 기술들이 포함되었으며,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에서 서비스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둘째, 건강·안전과 관련해 의료서비스, 범죄 및 안전사고 모니터링과 관련된 서비스들이다. 로봇을 활용하여 주거시설과 의료시설에서 주로 활용될 서비스이며, UAM을 활용한 환자와 장기의 신속 이송도 함께 포함될 수 있다.

셋째, 일반 건축물과 위험물시설 운영·관리와 위험물 처리 등의 서비스를 로봇을 중심으로 활용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민원과 주차에 대한 서비스가 새롭게 출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인식하였다.



새로운 서비스의 실현 가능성 및 시기

건축공간에 새롭게 출현할 서비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인식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 실현 가능성과 실현 시기에 대한 2단계 조사를 실시하였다. 실현 가능성은 5단계(매우 그렇지 않다↔매우 그렇다)로 구분하여 응답하도록 하였으며, 실현 시기는 3단계(근미래→중미래→먼 미래)로 구분하여 설문지를 구성하였다.

건축공간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의 실현 가능성

앞서 도출한 미래 출현 서비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고 응답하여 긍정적으로 예측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주거시설에서 로봇의 ‘청소 및 소독 등 시설의 상시 운영·관리’ 서비스나 ‘개별 세대까지 물품 등을 배송’ 서비스, 의료시설에서 UAM을 활용한 ‘위급 상황 발생 시 환자·장기 등의 신속한 이송’ 서비스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서비스들도 일부 나타났다. 주거시설에서 UAM이 ‘고층 거주자에게 발코니를 통하여 물품을 배송’하고, ‘상업시설을 UAM으로 이동하여 방문’하는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가 높게 조사되었다.


건축공간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의 실현 시기

건축공간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의 실현 시기는 10년 이내인 ‘중미래’와 5년 이내인 ‘근미래’인 것으로 전문가 인식 결과가 나타났다. 여러 서비스 중에서도 로봇의 ‘청소 및 소독 등 시설의 상시 운영·관리’ 서비스, ‘로봇이 개별 세대까지 물품 등을 배송’하는 서비스, 로봇의 ‘부서 간 문서 송달’ 서비스, ‘공공청사 등에서 민원 처리 또는 민원인 응대 업무 수행’ 서비스 등 로봇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가장 시기적으로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와 달리 10년 이상 먼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조사된 서비스로는 주거시설에서 UAM의 ‘고층 거주자에게 발코니를 통하여 물품 배송’ 서비스, ‘UAM으로 상업시설 방문’ 서비스, 운수시설에서의 ‘지하-지상-항공 등 여러 유형의 교통수단 연결’ 서비스, 자율주행차에 의한 ‘이동 시 이동시간 동안 회의, 업무 등을 연속적으로 수행’ 서비스가 있었다.



서비스 실현을 위해 요구되는 건축 설비, 구조, 재료

3단계 조사에서는 건축공간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인 설비·구조·재료 측면에서, 앞서 예측한 미래 출현 서비스의 실현 가능성과 시기를 고려할 때 어떠한 요소들이 수반되어야 할지 물었다.


• 서비스 실현을 위해 요구되는 건축 설비 요소

첫째로 로봇의 원활한 이용을 위해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정보 제공이 가능한 통신 및 데이터 플랫폼 설비, 충전 설비, 공간 감지를 지원하는 센싱 설비 등이 필요하며, 특히 로봇의 실시간 통신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와 배리어프리(Barrier-free) 디자인 적용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둘째, UAM의 실현을 위해서는 통신 및 관제 설비, 기체 충전 설비, 공간 식별을 위한 설비 등이 필요하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추락안전망과 같은 안전설비, 방재설비 등도 필요하다고 조사되었다.

셋째, 자율주행차의 운행 지원을 위해서는 통신 설비, 충전 설비 외에도 이동 경로 모니터링 및 계측 설비, 경로 및 신호 시스템 등이 필요하며, 이용자 편의를 위한 대기시설, 안내시설 등의 설치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인식하였다.

서비스 실현을 위해 요구되는 건축 구조 요소

건축 구조 요소에 대한 전문가들의 응답으로 첫째, 로봇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전용 이동 공간 마련, 단차 없는 통로, 충분한 폭 확보, 로봇 운영에 필요한 설비(전용 엘리베이터, 충전, 통신, 관제 설비 등) 설치, 그리고 로봇 운행에 따른 활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구조적 보강이 필요하다고 답변하였다.

둘째, UAM의 실현을 위해서는 소음·진동 저감 구조, 안전한 기체 운행을 위한 구조, 건축물 하층부의 구조적 보강, 내풍·내진·내소음 설계 적용, 그리고 버티포트(이착륙장)·격납장·수리 공간 등의 별도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셋째, 자율주행차의 이용을 위해서는 충분한 폭 확보, 자율주행차 전용 운행 구역·도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서비스 실현을 위해 요구되는 건축 재료 요소

건축 재료 요소에 대해서는 첫째, 로봇의 원활한 이동과 센서 인식을 위해 반사성을 최소화한 재료, 적절한 색상과 마감재, 마찰이 적고 항오염성이 있는 재료의 사용이 필요하다고 나타났다.

둘째, UAM의 실현을 위해서는 소음·진동을 견딜 수 있는 재료와 기상 환경에 버틸 수 있는 내구성 있는 재료, 그리고 센서의 오작동을 최소화하는 무광택 재료의 사용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셋째, 자율주행차의 이용을 위해서는 사물 환경과 이동 동선의 식별을 위한 센서 인식이 용이한 재료, 충격 흡수가 가능한 재료, 반사 물질이 아닌 재료의 사용이 중요하며, 군사시설에서는 방호 요구 사항에 부합하는 방탄·절연 재료 등의 사용이 필요하다고 답변하였다.



전문가 인식을 활용한 미래 건축공간의 변화 예측의 의의

모빌리티 기술이 바꾸는 일상과 건축공간의 변화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한다면, 기술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으면서 또한 기술과 상생할 수 있는 인프라로서 건축을 계획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하나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건축공간에 대한 미래 전망과 예측을 통해 건축 설비, 구조, 재료 등에서 요구되는 요소들을 발굴하였다. 이러한 건축 요소들은 향후 모빌리티 기술과 융복합된 건축물의 설계 및 조성을 위한 기준으로 적용하고, 추후 제도화 단계에서 반영될 항목들로 다루어져야 한다.

건축물은 기획되어 조성이 완료되고 사용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고, 조성된 이후에는 물리적인 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미래의 쓰임새와 사용자들을 고려하여 계획·조성하여야 한다. 더불어 모빌리티 기술과 같이 사용자의 일상과 건축공간에 변화를 주는 기술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기술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단시간 내 건축과 공간, 그 안에서 우리 모습은 바꿔 나갈 것이다. 따라서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건축공간을 위하여 건축의 미래 전망과 변화 예측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남성우. (2022).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준비하는 건축과 도시공간. auri brief No.248. 건축공간연구원.
  • 남성우, 오민정. (2022). 스마트건축 인증 도입 및 운영 방향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 남성우, 조상규, 김영현, 권오규, 김신성, 오민정. (2023). 공간기반 혁신기술 융복합 건축물 계획기준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 조상규, 김영현, 남성우, 윤호선, 문보람, 이제승. (2021). 스마트도시 기술 및 서비스 특성을 고려한 공간계획 방향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 현대모터그룹. 미래 모빌리티. https://www.hyundai.co.kr/tech/CONT0000000000092543(검색일: 2024.3.27.)
  • Lubin, G. (2013). Why Architect Le Corbusier Wanted To Demolish Downtown Paris. https://www.businessinsider.com/le-corbusiers-plan-voisin-for-paris-2013-7(검색일: 2023.11.22.)
  • Pahl, J. (2020). The Detrimental Impact Of Suburban Sprawl On The Environment. The Organization for World Peace. https://theowp.org/reports/the-detrimental-impact-of-suburban-sprawl-on-the-environment/(검색일: 2023.11.20.)
  • Toyota. (2022). Wooven City. https://www.facebook.com/WovenCity.GL/photos/a.183377266889325/412754957284887/?type=3(검색일: 202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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