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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물

기부채납 건축물의 효율적 조성과 운영을 위한 과제

  • No.249
  • 작성일 2022.07.06
  • 조회수 35777
  • 배선혜 부연구위원
  • 김상호 선임연구위원

* 이 글은 김상호 외. (2021). 기부채납 건축물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중 일부 내용을 정리하여 작성함

 

기부채납에 의한 공공시설물의 범위가 점차 확장되어 복지·문화·경제 활성화 등을 위한 건축물의 제공 또한 공공기여로 인정되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따라 지자체에서 기부채납을 통해 조성하는 건축물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에게 제공되는 건축물은 기획 및 계획 과정에서 공공성 확보를 위해 거쳐야 할 건축기획 및 공공건축심의 등과 같은 품질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절차에서 배제되어 있다. 기부채납 건축물의 효율적 조성과 운영을 위해서는 일반 공공건축물에 준하는 수준의 사전기획 절차 적용, 시설 결정 이후 기부채납 건축물 품질관리 체계 구축, 사업 초기부터 지속 가능한 운영 및 유지관리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

 

공공건축의 또 다른 조성방식: 기부채납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공공건축이란 공공기관이 건축하거나 조성하는 건축물 또는 공간 환경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를 개발하거나 정비하는 과정에서 개별 법령에 따라 개발사업의 인·허가 시 조건으로 명시되거나,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서 용적률·건폐율 완화 등의 인센티브와 연계하여 공공기관이 사업시행자로부터 공공시설이나 부지 등을 무상으로 양도받는 기부채납1) 또한 공공건축물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2011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기부채납 대상 시설을 도로·공원 등 토지에서 문화복지시설 등의 건축물로 확대한 이후에는 기부채납은 공공기관이 공공건축물을 조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기부채납의 대상이 되는 건축물의 범위 또한 확장되고 있는데, 2020년 12월 서울시에서는 기부채납의 대상이 되는 건축물로 공공청사, 문화시설, 체육시설(운동장 외), 연구시설, 사회 복지시설, 공공직업훈련시설, 청소년수련시설, 종합의료시설,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시설 등과 함께 공공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도시계획조례로 정한 공공임대주택, 기숙사, 공공임대산업시설, 공공임대상가 등을 포함하였다.

그렇다면 기부채납 건축물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조성되고 있을까? 기부채납 적용대상 구역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구단위계획구역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정비구역이 대표적이며, 「주택법」에 따른 민간택지(「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는 제외)도 적용대상이다. 기부채납 대상사업의 대표적인 유형은 「주택법」에 따른 주택건설사업, 정비구역 내 주거환경개선사업,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지구 단위계획구역에서의 5,000㎡ 이상의 대규모 유휴부지와 교정시설·군사시설 이전지 등 개발 사업 및 철도역사 복합개발 사업 등이 있다. 기부채납 건축물은 개별 법령에 정해진 사업의 인·허가 과정에서 규정한 인센티브 운영 절차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에 기반한 공유재산 관련 기부채납 업무처리 절차에 따라서 조성된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으로 지구단위계획에 의한 기부채납 건축물 조성 절차를 서울특별시에서 규정한 세부 절차에 따라서 살펴보았다.

‘서울특별시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에 따르면 일반적인 인센티브 운영 절차는 인센티브 부여 타당성과 적정성을 결정하기 위한 계획검토 단계, 기부채납 및 인센티브 내용에 대한 합의 등을 위한 계획입안 단계, 건축물 등 시설물 기부채납을 포함하는 지구단위계획의 결정 단계, 기부채납 계획 및 공공기여 기준 충족여부 최종 확인을 위한 건축허가 단계2)로 이루어진다.

이후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에 따라서 기부채납 신청서 및 관련서류 접수, 기부채납의 적정성 검토와 내부 방침 수립 완료 이후 기준가격 5억 원 이상은 공유재산 심의회, 기준가격 20억 원 이상은 시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의결을 거쳐 기부채납이 최종적으로 결정되고 재산관리관에게 소유권이 이전된다.

 

 

기부채납 건축물 운영 실태

이렇게 조성된 기부채납 건축물의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기부채납 건축물의 유형 및 최근 경향 등을 종합하여 대표적인 사례를 도출하고, 조성 실태와 관리 현황을 파악하였다. 기부채납 건축물의 조성실태는 기부채납 및 인센티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도시관리계획 초기 결정 내용과 기부채납 건축물의 조성 이후의 현황을 비교 분석하였으며, 지자체의 사전협의 담당자 및 조성 이후 시설 운영자 면담을 통하여 기부채납 건축물의 운영 현황을 조사하였다.

실태 조사 결과, 준공 이후에 운영 프로그램에 적합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별도의 예산 투입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초기 단계에서 적정 면적 산출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지속적인 운영부서 변경 등의 이유로 유휴공간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문화시설의 경우 시민 편의시설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민원이 논란이 되기도 하였으며, 건축물 내 일부 시설로 기부채납이 이루어진 경우 시설이 지하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설의 위치를 인지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기부채납 건축물, 무엇이 문제인가?

• 초기의 부실한 건축기획

기부채납 건축물의 첫 번째 문제점은 사업 초기에 건축기획이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부채납 건축물은 시설의 설치 타당성 검토 등과 같은 사전 절차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이 적용되기 쉽다. 기초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에 해당하는 시설은 사회적·정책적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며, 세부용도와 공간 구성 등이 정책 결정에 의하여 변경되고 있다. 지속적인 변경으로 인하여 준공 이후에 운영자가 결정된 경우에는 운영 프로그램에 적합한 공간 조성을 위하여 별도의 인테리어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운영계획이 지속적으로 변경되어 프로그램에 적합하지 않은 일부 공간은 활용되지 못한 채로 방치되고 있다.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지하 1층에 입지하거나 주 보행 동선에서 벗어난 곳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떨어지고, 장애인 편의시설이나 시민 편의시설이 부족하게 설치된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제22조의 2(공공건축 건축기획의 수행 등)에 따라 공공기관이 공공건축 사업을 수행하고자 할 때는 별도의 건축기획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며, 설계용역 입찰공고 이전에 건축기획의 내용에 대하여 사전검토와 공공건축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부채납 건축물의 경우 최초 시설물 기획단계에서부터 공사 완료 시까지 민간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관리청에 소유권이 이전되고 난 이후에 공공건축물로 등록되기 때문에 건축기획이나 사전검토, 공공건축심의위원회 심의 등에서 배제되고 있다.

• 기부채납 건축물 품질 관리 방안 부재

현재 기부채납 관련 제도는 주로 시설을 결정하는 절차와 기부채납에 따른 인센티브 운영기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부분의 기부채납 건축물은 준공 이후에 관리청에게 바로 소유권이 이전되며, 관리청이 중간 단계에 개입하여 초기 결정된 내용대로 건축물이 조성되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나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초기 협의 내용보다 낮은 수준의 건축물이 조성되거나 기부채납 건축물의 설치비용 검증 문제로 인한 개발사업자와의 갈등, 공사 중단으로 인한 사업 기간 연장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들은 준공 이전까지 임시재산관리관을 지정하고 사업주체와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협의체 운영이나 공공건축가를 활용한 자문을 시행하고 있지만, 관리청에서 조성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려운 체계이다.

• 준공 이후 유지·관리 방안 부재

기부채납 건축물은 준공 이후의 유지·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시설을 이전 받은 관리청이 임의대로 운영 프로그램을 변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변경된 프로그램은 공유재산관리시스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는 이후 지역별 공공시설의 체계적인 수요ㆍ공급 계획 수립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초기 시설 운영계획에 준공 이후의 유지관리 계획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지자체별로 유지관리를 위한 별도의 예산 마련이 필요하다.

 

 

기부채납 건축물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개선과제 제안

• 건축기획 강화

건축사업 효율성 제고, 건축물 등의 공공적 가치와 디자인 품격 향상을 위해서는 시설 결정 이후 설계 전 단계에서 사업의 필요성, 공간 구성, 운영 프로그램 등에 관한 사전기획을 강화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사업 초기부터 실제 운영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다면 준공 이후 유휴공간이 발생하거나 추가 예산을 마련하여 별도의 공사를 추진하는 관행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개관한 서울예술교육센터 운영자는 현재 시설 운영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었는데 기본설계 단계부터 서울시 문화시설과와 함께 시설 운영자인 서울문화재단이 직접 세부 공간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공간 요구사항을 제안하여 준공 이후 별도의 인테리어를 위한 예산 투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전시 공간 또한 별도의 공간설계가 이루어져 이용자가 원하는 공간을 조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 관점의 개선 방안으로, 궁극적으로는 공공건축물의 범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공공건축물은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제2조(정의)에 따라 공공기관이 건축하거나 조성하는 건축물로 정의되어 있어 민간이 건축하고 공공에 기부채납하는 건축물은 법에서 정의하는 공공건축물의 범위에서 배제되는데, 공공성 확보와 품질 개선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공공건축사업 발주 절차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부채납 건축물을 포함하는 공공건축물의 범위 재설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기부채납 건축물 품질관리 절차 마련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관련 제도에는 시설 결정 이후 조성단계에서 공공이 내실 있는 건축물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나 절차 기준은 부재한 상황이다. 기부채납 건축물이 공공건축물에 적합한 성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건축물 설치비용의 적정성 검증 단계와 절차, 비용 책정 기준의 설정, 기부채납 건축물 조성 단계별 품질 관리 방안 등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체육시설, 문화시설 등 특별한 구조나 성능이 필요하거나 추가되는 경우 인테리어 비용, 설치 집기 등의 산정 방식과 비용 책정의 기준, 품질의 기준, 설치비용의 적정성 검증 방식과 검증 시기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면 이를 초기 기부채납 산정 비용에 포함하여 건축주와 협의할 수 있으며, 관리청에서 별도의 예산 투입이나 개선공사를 하지 않고도 시설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지속 가능한 운영·관리 방식 모색

기부채납 건축물의 지속 가능한 운영·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운영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라 운영에 필요한 비용 확보방안을 포함한 시설운영계획을 수립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관리청에서 기부채납 건축물의 운영 및 유지관리에 관한 책임을 전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설의 일부를 임대 상가·오피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 기부채납 건축물에 대하여 다양한 운영 방식 및 활용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LH 부동산 포털 씨리얼 홈페이지의 카드뉴스 내용과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2020. p.1)의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진 재정리
2) 송재선 외(2010), 추현수 외(2017)의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진 재정리

  • 김광호. (2016). 전국 영어마을 폐쇄위기, 자치단체장들 선심공약으로 혈세낭비, 연합뉴스. 6월 5일 기사. https://www.yna.co.kr/view/AKR20160603136500061(검색일: 2021.11.10.)
  • 김상호, 배선혜. (2021). 기부채납 건축물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 동해기술공사. (2020).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공공기여 비용부담 운영계획 수립. 서울특별시.
  •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2020). 공공시설 등 기부채납 용적률 인센티브 운영기준. 서울특별시.
  • 서울특별시 도시공간개선단. (2021). 기부채납 공공건축사업 관리체계 개선계획(안). 서울특별시.
  • 송재선, 김철홍, 장재영. (2010). 기부채납에 의해 설치되는 공공시설 계획의 최적입지 유도방안. 한국도시설계학회지 도시설계, 11(2), 137-150.
  • 이인성. (2020). 공공기여 방식의 성격과 인센티브의 형평성 - 서울시 정비사업 사례 검토를 중심으로. 한국도시설계학회지 도시설계, 21(2), 87-97.
  • 추현수, 장재영.(2017). 기부채납된 시설부지의 공공성 증진방안 연구. 주택도시연구, 7.1, 79-100.
  • LH 부동산 포털 씨리얼 홈페이지. https://seereal.lh.or.kr/main.do(검색일: 20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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