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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건축문화신문 162호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 제해성 소장 인터뷰

  • 작성일2013/07/25 00:00
  • 조회수3,047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 제해성 소장 인터뷰 


건축문화신문 162호(2013년 7월 16일) 

“국민 삶의 질 개선을 통한 ‘국민행복’이라는 목표에 매진”

 

지난 2007년 6월 개소한 ‘건축도시공간연구소(Architecture & Urban Research Institute/이하 AURI)는 정부 부처, 관련 학회 및 협회의 1여 년에 걸친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으로 탄생한 최초의 건축·도시·공간분야 국책연구기관이다.

최근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제정과 국토교통부 내 건축정책관 신설로 건축의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는데, 이러한 건축정책 발전과 법·제도 개선 등의 성과 뒤에는 AURI의 많은 공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미래지향적 건축도시공간시스템 구축 지원과 건축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및 건전한 개발을유도하기 위해 탄생한 AURI는 지난 해 9월 제3대 소장에 제해성 교수(아주대학교 건축학부)를 선임했다.

본지는 AURI 제해성 소장을 만나 건축 전반에 대한 담론과 건축정책의 나아갈 방향, 연구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해 9월 AURI 3대 소장에 취임하시고,9개월이 지났습니다. 1년 가까이 국책연구소 수장으로 지내신 소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연구소의 모든 구성원들이 잘 협조해주어서 만족스럽게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공연구소는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고, 많은 책임감을 느끼면서 성실하게 봉사하겠다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학과 학회에서 실용적인 전문지식 탐구와 실무 적용을 강조해왔으나 이제는 국책연구소 운영을 맡은 만큼 연구소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도록 내부자원을 정책연구에 집중하도록 유도하여 국가자원의 효율적 사용에 기여하고,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통한 국민행복이라는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건축 및 도시공간분야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소장으로 선임되신 후 대학에서 강의는 계속하고 계시는지요. 아울러 학생들과의 생활은 어떠신지.

학교에 있을 때는 학생들과 친밀하게 지내면서 단순한 지식의 전달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극복하여야 할 지혜를 일깨워 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학장, 처장, 대학원장 등의 학교 보직을 맡아 대학운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학문적인 연구와 대외적인 봉사를 통하여 실용적인 지식탐구를 강조해 왔습니다. 학회에서는 회장, 부회장, 위원장 등의 보직을 맡아 전문분야의 학술적 발전, 사회적기여, 회원참여와 단합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현재 학교 강의는 중단하였고, 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직은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분들은 ‘AURI’에 대해 다소 생소하게 느끼고 있는데요. 연구소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건축과 도시공간은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행복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건축과 도시공간의 실제 수준은 우리나라의 향상된 경제력에 비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건축물과 도시공간 환경을 개선하여 국민의 건전한 삶과 복리를 향상하기 위하여 건축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건축도시정책이 국정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는 정책연구기관으로서 이러한 정부정책의 개발과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로 2007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국민들이 일상으로 접하는 생활공간, 복지공간, 그리고 문화공간 등의 공공적 가치가 증진되고 디자인 수준이 개선되어 국민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공간복지에 더욱 중점을 두고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소 규모(연구원이나 직원 등)는 어떻게 되며, 연간 연구용역 건수는 대략 얼마정도 되는지요.

현재 연구소에는 정규직 약 35명 정도를 포함하여 100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조직은 크게 건축도시연구본부와 기획조정실, 행정관리실로 구성되어 있고, 연구본부 산하에 국가한옥센터와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년 연구소 고유사업으로서 10여개 내외의 기본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고, AURI 건축도시포럼, 국제교류 및 협력사업, 학술문헌 출판사업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4개의 일반사업으로 국토·도시·건축기록정보 관리사업, 보행환경 평가지원사업, 한옥정책 및 산업화 연구·조사·지원 사업, 공공건축 지원센터 구축·운영 사업을 매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 등의 수탁연구과제는 매년 15건 정도를 수행하고 있는데, 주로 국토교통부 의뢰연구가 많지만 최근에는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자체 등으로 수탁요청 기관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얼마 전 국토부와 ‘건축행정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이에 대한 기대효과가 있다면?

국토부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우리 연구소는 국가의 건축행정정보시스템에 구축되어 있는 건축물대장 및 인허가 정보를 직접 제공 받아 연구 및 정책개발에 활용함과 동시에 건축행정정보의 국가적 활용도 제고를 위한 지원 업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이는 현재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정부 3.0’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건축행정정보의 활용을 위해 연구소에서는 우선 국토부 건축통계 작성 기준의 표준화 및 신뢰도 제고를 위한 전문적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며, 기존에 제공되지 못했던 예측·분석통계 신설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아울러 ‘국가 건물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수집되고 있는 건축물 에너지 소비량 데이터를 활용한 ‘녹색건축통계’의 개발을 위한 과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 연말까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정부 3.0’ 실현을 위한 건축행정정보 공개 및 활용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여 국토부 시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2011년도에 설립된 ‘국가한옥센터’의 주요 추진 사업과 성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설립된 지 3년차가 되어가는 국가한옥센터에서는 ‘문화자산으로서의 한옥’, ‘녹색주거환경으로서의 한옥’,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한옥’이라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한옥지식 체계화를 위한 정보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전과 목표를 위해, 국가한옥센터에서는 한옥 보급 및 산업화 지원 연구, 한옥 보전 및 문화육성 지원 연구, 한옥분포 및 산업동향 조사 연구, 한옥 교육 및 홍보 컨텐츠 개발연구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국가한옥센터의 기반조성단계로, 국립산림과학원과 MOU를 체결하였으며, 한옥관련 공공기관(문화재청 및 한국관광공사 등)에 한옥관련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되기까지 관련자료 및 정보를 제공하여 여러 정책방안 및 기준을 제안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정책이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한옥에 관심 있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옥정책과 한옥문화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2012년도부터 연4회의 한옥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주요 추진사업의 성과물을 한옥정책브리프, auriM한옥 및 단행본 등으로 발간하여 한옥관련 공공기관, 학·협회, 실무자, 한옥 거주자 및 일반인에게 홍보 및 배포하고 있습니다.

 

국내 건축정책에 대한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울러 개선방향에 대해서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건축기본법이 이러한 건축물의 공공성 향상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 건축문화 진흥,국토환경의 경쟁력을 향상을 목적으로 입법되었고, 이를 위하여 정부 차원의 투자와 노력이 중요한 정책과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건축정책에 있어 최대의 문제는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정책으로 비춰지기보다는 건축업계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책으로여겨져 왔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국가정책은 공공성이 우선되어야 하고 궁극적으로 공익, 즉 국민과 사회가 어떻게 이롭게 될 것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업계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정책은 오직 공익증대를 위한 목적으로 추진될 경우에만 정당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 정부 건축정책의 수립은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 진흥을 위해 건축 분야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과 현재 입법과 개정을 추진 중인 「경관법」,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해 건축분야가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구체화하고 보다 진전된 건축정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 건축업계는 지속적인 불황으로 어려운 실정입니다. 현재 건축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 몇 가지와 그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건축업계의 불황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도시화가 완료 단계에 접어든 국가에서는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지금의 불황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 건축계 스스로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건축계는 타 산업분야의 변화를 진지하게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업은 전통적으로 제조업과 유사한 형태로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건축업이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산업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건축법이 개정되어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의 유지관리 점검이 의무화되었고 건축설계 분야는 건축물의 전 생애에 걸쳐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 분야로 진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녹색건축과 관련된 규제와 기준도 대폭 강화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축설계, 설비, 건설분야의 전통적 분업 및 협업관계에 혁신이 필요합니다.

건축설계분야의 발주제도가 개선되어야 건축서비스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설계안 공모제도인데 선정된 하나의 안만 보상을 받고 다른 안들은 보상 받지 못하기 때문에 설계에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이 금전적으로 희생하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설계안을 선정하는 과정이 설계자를 선정하는 과정으로 변경되어야합니다. 설계자 공모제도는 미국에서도 널리 시행되는 공공건축 설계발주제도인데 우선 설계자들이 자신의 역량과 전문성에 따라 사전에 등록하고 공모가 개시되면 설계안이 아닌 제안서를 제출하여 적합한 설계를 선정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설계자 선정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된다는 전제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건축정책, 건축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위해 전문가단체인 대한건축사협회의 역할에 대해 한 말씀하신다면?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제정을 계기로 그간 건설산업의 하위용역 정도로 다루어져왔던 건축설계가 지식기반의 서비스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 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간 건축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발주제도, 설계대가, 불공정 거래 문제 등도 일부 개선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건축이 국가적으로 육성이 필요한 산업으로서 정책적으로 그 중요성이 인식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적인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그간 건축사협회가 건축계의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국민들에게는 단순히 그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로 인식되어 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국민에게 다가설 수 있는 건축사로서의 사회적인 책임이 무엇인가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고민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또한 건축설계분야가 국정과제에 기여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협회차원에서 논의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의 제정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해 왔고, 그 과정에서 건축사협회와도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건축사협회가 국민에게 다가서고 정부의 정책추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대한건축사협회에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국가가 정책을 수립하고 정책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에 대한 근거가 되는 통계적인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건축은 그러한 데이터가 너무나 부족합니다. 그것은 건축분야가 그동안 정책과제로 크게 다루어지지 못해왔던 점도 이유가 될 수 있고, 민간부문의 비중이 공공부문에 비해 월등히 높은 건축계의 특성이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식서비스산업으로서 건축이 발전하고 정책분야로 다루어지기 위해서는 건축과 관련한 통계데이터의 구축이 절실합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건축통계데이터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위한 사업과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건축사협회 차원의 자료 축척과 지원이 없이는 제대로 된 데이터를 구축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건축 행위와 관련한 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이것을 정리해서 정책수립과 사회적인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성과를 연구소와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AURI 수장으로서 앞으로 사업추진 등에 관한 계획에 대해 답변 부탁드립니다.

그간 연구소에서는 공공건축이 국민의 행복과 도시환경의 품격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하에 공공건축과 관련된 연구와 사업을 꾸준하게 추진하여 왔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노력들이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만, 연구소에서는 앞으로도 공공건축과 관련한 연구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도시재생과 관련하여 건축문화를 기반으로 소단위의 장소와 사람 중심의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소의 역량을 집중해서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건축이 국내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해외로 진출할 필요가 있고, 개발도상국의 건축·도시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그리고 건축설계산업이 해외로 진출할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소가 해야 할 역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건축사를 비롯한 건축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건축인들이 참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 어려움이 신속히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않기 때문에 저의 연구소가 더욱 앞장서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건축인들도 이제까지 지내온 관행에서만 의존하지 말고 새롭게 접근해야 할 때입니다. 물론 건축인들 개인의 이해득실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봉사하겠다는 공익적 마음가짐으로 업무의 형태나 관행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더욱 인정받을 것으로 봅니다.
함께 노력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김형수 편집국장

news@kira.or.kr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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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공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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